들어가며
- 두둥! 직장인들의 머리를 절로 쥐어 뜯게 만드는 연말 성과 작성 시간이 왔다.
- 아, 보통 12월 말 ~ 1월 초에 적으니 지금 시점에는 거의다 적으셨을 것 같다.
- 하지만, 직장인들 모두의 공통 공감대는 같을 것 같은데.. 그것은 바로
나 작년에 뭐했지? 내 성과가 뭐지?
- 에 대한 생각이다. 그래서, 보통은 작성 마지막날 모니터 한쪽에는 평가화면이 떠 있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 나도 그랬다. 마지막날.. 몰아서.. 머리를 쥐어 뜯으며.. 처음 적을때는 그러려니 하고 적었는데 두 번째 적을 때는 작성 마지막날 머리를 쥐어 뜯으며 적고 있으니 정말 괴로웠다
- 그러다 문득, 이거 빨리 적으려면 어떻게 해야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몇 가지 생각을 고쳐먹으니 재작년과 작년은 작성 첫 날에 모두 작성해버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래서, 오늘은 연말 성과 어떻게 빨리 적지?에 대해서 고민했던 내용을 적어 보려 한다.
🤚주의! - 본 글은 남들과 다르게 적는 법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어떻게하면 첫날 빨리 적어버릴 수 있을까?에 대해 다루는 글입니다. 남들과 다르게는 단지 힙합의 기본인 라임을 맞추기 위한 것일뿐~!🍋🟩
성과란 무엇인가?
- 성과를 적으려면 기본적으로 성과에 대한 본인의 정의가 있어야 한다.
- 그렇다면, 무엇을 성과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 당연히, 수치적으로 증명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 제가 회사 매출을 10억 올렸어요! 100억 올렸어요! 1,000억 올렸어요!
- 유저수가 1000명 늘었어요! 10000명 늘었어요! 1000000명 늘었어요! 전세계 사람들이 저희 서비스를 쓰고 있어요!
- 모든걸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부장님도 바로 쌍따봉을 날려주실 것이다.
-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시장 현황이 안 좋을 수도 있고, 회사 안에서도 프로젝트마다 천차만별이다. 매출에 핵심적인 프로젝트가 있는가 하면, 매출에 핵심적이지 않은 프로젝트도 있다.
- 매출이 잘 발생하지 않는 프로젝트에 속해 있으면, 나는 계속 성과를 낼 수 없는 걸까?
- 책상을 고정하는 못이 저렇게 툭 튀어나와 있으면 어떨까? 책상은 제대로 고정되지도 않고, 들썩 들썩 흔들려 책상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큰 불만을 초래할 것이다.
- 이럴 때, 정확한 곳에 망치질을 해서 튀어나온 못을 넣어보자. 그럼, 당장 이윤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 자체만으로도 성과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불편함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 다소 진부한 얘기지만, 현재 일을 하면서 무엇이 불편한지를 정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그 불편함을 해결하면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
개인 경험
- 내가 일을 하면서 느꼈던 첫 번째 불편함은 분석 결과에 대한 디테일한 피드백을 잘 받지 못하는 것이었다.
- 대략적인 상황은 이러했다. 분석가A가 타 팀으로부터 분석 요청을 받는다. 일~이주간 작업을 해서 분석 결과를 공유한다. 그리고,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그 자리에서 고생했어요, 도움 될 것 같아요 정도의 피드백을 받는다.
- 왜? 이런 상황이 된 걸까. 돌이켜보면 그 당시에 작성했던 보고서는 길어도 너~무 길었던 것 같다. 나 이만큼 열심히 고생했어요! 라는 티를 내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 그래프 팍팍! 도표 팍팍! 줄 글 팍팍! 엄청나게 많은 내용들을 넣었었다.
-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용 파악이 잘 안돼서 피드백을 못 주는 경우 / 저렇게 고생했는데 내가 함부로 얘기해도 되나? 이런 두 가지 생각이 들 수 있었을 것 같다. (이건 전적으로 내 추측이다.)
- 그래서,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보고서를 작성하자를 첫 번째 목표로 잡았다.
- 서두에 불필요한 데이터 전처리 과정들은 최대한 생략하고 최대한 필요한 데이터와 동시에 직관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결론 한 페이지 만큼은 ppt로 정리하고자 했다. 그리고, 최대한 적은 수의 그래프, 도표를 통해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 한 순간에 모든 것들이 개선 된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전에 작성한 보고서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도표나/그래프 수가 줄어들고 설명도 깔끔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다른 한편으로는 "타이밍"을 잘 맞추고자 노력했다. 이미 지나간 열차에 아무리 태워달라고 외쳐봐야 열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를 향해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해결해야하는 타이밍이 있고 그 시기를 놓쳐버리면 더 이상 문제가 아니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지금 것 돌이켜보면 진행했던 많은 분석들이 시기를 놓치고 나서 공유했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 타이밍을 잘 맞추기 위해서는 문제 발굴도 중요하지만, "속도"도 중요하다. 그래서, 분석의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서 그때부터 세그먼트를 정의하고 같이 일하시는 분들게 유저들의 페르소나를 각인 시키는 작업들을 했다.
- 여기까지 하고 나니, 한 두분 씩 회의 시간에 말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나보다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어쩌면 이때가 일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었던 순간 일지도 모르겠다.
- 나는 이렇게 "프로세스를 개선"한 것 자체가 성과라고 생각하고 이 내용을 기술했다. 각 개별 분석 건들을 어떤 걸 했는지, 적는게 아니라 "프로세스 개선" 그 자체를 성과로 기술했다. 그러니까, 내가 일방적으로 결과물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 다 같이 문제에 대해 토의하는 자리로 분위기를 바꾼 것이다.
- 성과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니 큰 고민 없이 시작 첫 날에 작성을 완료할 수 있었다.
- 다른 한편으로는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나니 그제서야 비즈니스 적으로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비로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년도 목표에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해당 내용을 기술했다.
- 그리고, 그 목표를 바탕으로 작년 성과에 대해서도 손 쉽게 기술 할 수 있었다.
종합 결론
- 성과를 작성하면서 가장 주의할점은 했던 일들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다. 그렇기 보다는 아래 사이클을 한 번 타보는 것이 좋다.
- 일을 하면서 느낀 불편한 감정에 대해 직면한다. ->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집중한다. -> 해결하면 그것이 성과가 된다. -> 그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어떤 목표를 달성할지 기술한다. -> 작년에 달성한 목표를 바탕으로 현재와 비교하여 성과를 작성한다. -> ... 반복
- 해당 사이클을 한번 타게 되면 성과를 잘 받고 못 받고를 떠나서 적어도 성과 작성 마지막날까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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