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대학생들이 으레 하듯, 나도 "공모전"포스터 앞에 삼삼오오 모여있던 시절이 있었다. 다만, 나는 수상은 한번도 한적이 없었다. 그리고 어떨 때는 함께 했던 사람들과 아쉽게 공모전을 끝낸적도 있었다. 왜 그렇게 끝이 나버린걸까. 수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생각을 다시 하는 이유는 최근 한 권의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책의 내용에 대해 당장 설명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책의 말미에 아래와 같은 권고 사항들이 있기 때문이다.
1. 변화하려고 하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기
2. 책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책에서 설명하는 어려운 용어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
그래서, 나름 모범생 코스프레를 해보고자. 책의 내용을 직접 언급하기 보다는 책을 읽으며 들었던 몇 가지 생각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EP1 - 프로젝트(=공모전)의 추억
앞서, 과거 추억에 대해 간략하게 회상했었다. "들어가며"를 읽으신 분이라면 "아쉽게 끝냈다"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을 것 같다. 그래서 도대체 뭐가 아쉽게 끝났다는 건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일 수시간 씩 꽤 긴 시간을 투자하고도 결국은 제출하지 않기로 하고 마무리했다. 이 점이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아쉽게 끝났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왜 아쉽게 끝났는가?
아쉬운 선택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모델링 방식을 두고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랩실 소속이었던 터라 "그러면 저는 별도로 모델 작업을 해볼게요"라고 하고 다음 모임 일정만을 정한채 랩실로 돌아가버렸다.
당시에는 각자 자기 해보고 싶은거 하고 모이면 되지 않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굉장히 큰 오판이었다. 그 지점부터 나는 혼자 작업을 하기 시작했고 팀원분들과 의견을 하나로 제대로 합치지 못했던 것 같다.
심지어, 나는 리딩하는 포지션 이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같이 작업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싶다.
왜 그런 행동을?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오죽하면, 충동적으로 사용하는 돈에 대해서도 시발비용이라는 단어가 붙었을까?
앞서, "당시에는 각자 자기 해보고 싶은거 하고 모이면 되지 않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다" 이렇게 얘기했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굉장히 표면적인 이유다. 낯 부끄럽지만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왜 내 생각이 맞는데? 아니라고 하지? ->
내 생각이 맞다는걸(=그리고 다른사람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서 와야 겠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먹은 순간부터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 팀원들은 나에게 있어 비난과 비판의 대상으로 변해버렸다.
사실, 프로젝트 모집 공고를 처음 올렸던 사람은 나였다. 그리고, 처음에는 참여 해주셨다는 측면에서 나는 고마운 마음이 굉장히 컸다.
그렇지만, 내가 자리를 뜬 순간부터 나는 팀원분들을 비난하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내 마음의 변화에 영향을 준 건 단 하나의 사건 밖에 없다. 내가 그 자리에서 머리를 맞대지 않고 나만의 상자로 들어가버렸다는 것.
어떻게 했어야 할까?
당시 나는 팀원들을 나와 함께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이라고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것 보다는 꼭 이 프로젝트에서 내가 성취를 이뤄내야 하는데, 방해가 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볼게 아니라, 나와 동일한 욕구(=이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이뤄내고 싶음)를 가진 사람들로 같이 일했던 분들을 바라봤다면, 절대 의견이 충돌해던 그 순간 자리를 떠나지 못했을 것 것이다.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할까?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할까? 나도 책을 보면서 처음에는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렇게 까지 고민할 문제인가? 살다보면, 나도/남도 실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고민들을 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앞서 이 프로젝트에서 제일 아쉬운 것은 "결과물을 제출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었다. 수상을 못한 것도 아니고 심지어 결과물을 제출하지 못한 것, 그리고 제출 직전까지도 나를 포함한 다른 팀원 분들은 정말로 많은 시간을 들여 모델을 살펴 봤었다.
허무하지 않은가? 그렇게 오랜 시간을 사용하고도 제출조차 하지 못했다니.
상대방을 나와 동일한 욕구를 지닌 존재 그 자체로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우리가 인생에서 달성해야 할 중요한 목표나 결과의 성취에 굉장히 큰 악영향을 준다. 그것이 책에서 던지는 물음들에 우리가 고민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책에 대해
지금까지, 개인의 사례를 덧붙여 상자 밖에 있는 사람이라는 책의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보았다.
https://m.yes24.com/Goods/Detail/11520753
상자나 어려운 책의 용어들을 설명하지 마라는 조언이 있어, 해당 용어들을 사용하지 않고 과거의 경험을 통해 통해 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나름 고민을 해봤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읽었던 책 중에 가장 1순위로 뽑고 싶은 책이다(딥상어동 어워드 NO.1). 하지만, 쉬운 책은 아니다. 나름 세번이나 읽었는데.. 아직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상자"라는 용어에는 너무 집중을 안하셔도 된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똑같이 상자에 들어간다는 행위도 어떤 마음을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자신만의 생각에 갇힌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상자 안에 들어가 있는 다른 생명체를 이해하기 위해 본인도 상자에 들어가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책에서는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행위를 할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음이라는 얘기를 꽤 길게한다.. 그것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얘기이다. 그리고, 그 마음이란 타인을 수단이나 대상이 아닌, 나와 동일한 욕구를 가진 하나의 존재 그 자체로 보는 것이다.
책을 넘어서
비즈니스 상황을 가정하고 전개하는 책이다보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나 효과에 대해 "결과"나 "성취"등의 단어에 집중하여 서술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책이 주는 마음의 자유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물론 책에서도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통해서 잘 드러난다.)
정확히는, 어떤 문제나 상황에 대해 타인을 비난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나 자신을 비난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해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 자체에 대해서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상자속에서 살고 있고, 이러한 상자에서 100%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상자 속에 있다는 자각과 상자에서 나와야 겠다는 의지만으로도 아주 가끔은 마음이라는 감옥에서 자유라는 일탈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나라는 존재 >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년 회고 - Writer`s Block에서 Writer`s Flow로 (3) | 2025.01.04 |
---|---|
파이썬 퍼널 분석 코드 - (feat. 이 코드... 어디서 많이 봤는데? 기분 탓이겠지?) (1) | 2024.09.08 |
당신을 통제하는 감정은? - 인사이드 아웃2 후기 (1) | 2024.07.02 |
분석가라는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3) | 2024.03.31 |
아직끝나지 않은 24년 1분기에 대한 회고 (feat. 아직 한발 남았다) (6) | 2024.03.17 |
제 블로그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오늘 하루도 좋은 일 있으시길~~
포스팅이 좋았다면 "좋아요❤️" 또는 "구독👍🏻" 해주세요!